[한 장면] 도시는 낡을수록 빛나네

NO. 62   작성자 ricerice11   조회 580 39달 전, 2016-08-21 15:07:05
URL http://www.photoschool.kr/board/view?m=23&s=62 언론보도
"파리를 만날 때는 밤이 좋고, 떠날 때는 새벽이 좋아요."
 
이런 말을 하는 영화의 여주인공은 알고 있다. 파리는 빛의 도시라는 걸. 샤를 드골 공항의 오른쪽으로 에펠탑이 환하게 빛난다. 이 사진은 어느 겨울 오후 밑에서 올려다 본 에펠탑. 뭉친 빛의 다발들이 웅장하고 찬란하다.
 
에 펠탑은 빛의 시대를 의미하는 상징물이다. 전기가 출현하기 시작한 19세기말, 파리는 이미 화려한 조명으로 휘황했다. 물랭 루주가 인공조명으로 엄청난 인기를 끈 것도 그 무렵이다. 전깃불은 중세의 잔영들을 지우는 근대의 상징. 사실, 1860년대 도시화한 파리는 벌써 전통의 공간들을 잃고 있었다. 
 
해 운대에서 사진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진동선 사진가는 그렇게 숨어버린 '올드 파리'를 그리워한다. 카메라를 들고 파리의 속살을 찾아다니게 된 건 그런 이유다. "모든 올드(old)는 한 때 뉴(new)였다." 벤야민의 말처럼, 새로운 것은 언젠가 낡은 것이 되는 법.

그는 파리의 명소보다는 뒷골목 혹은 모퉁이에 묻어 있는 지난 시간의 흔적들을 더듬는 쪽이다. 퇴락한 옛 궁전, 교회, 건물, 거리, 시인·소설가들의 흔적, 매춘부·넝마주이 같은 하층민들의 삶, 심지어 담벼락이나 보도블록에까지 그의 눈길은 닿고 있다. 사진가의 내면에는 삶에서 놓친 것, 잊혀진 것, 버려진 것들을 돌아보고자 하는 마음이 아주 크게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올드 파리를 걷다'는 그렇게 담아낸 파리의 어제와 오늘이다. 아름다운 사진들과 글이 함께 묶였다. 저자의 말이다. "파리는 언제 걸어도 아름답다. 시간을 거슬러 천천히 바라보는 파리는, 더 아름답다." 진동선 지음/북스코프/396쪽/2만원. 김건수 기자 kswoo333@  2010-08-21 [16:23:00]

출처: http://news20.busan.com/controller/newsController.jsp?newsId=20100820000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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